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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안타까운 투병... 치유의 기도를

유진벨 / 580

안타까운 투병... 치유의 기도를

결핵퇴치 헌신 북한 여의사 한태실씨 방사선 후유증

[국민일보 2006-06-15]




자신의 생명을 바쳐가며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북한의 한 여의사 이야기가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북한에서 10년째 결핵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세반(미국명 스테판 윈 린튼) 유진벨 재단 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남포시 결핵예방원 한태실 (사진 오른쪽) 원장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인 회장이 한 원장을 만난 것은 5년 전. 한 원장이 남포시 결핵예방원 원장이 된 지 얼마 안된 때였다. 당시 당찬 태도와 자신감 넘치는 한 원장의 모습은 결핵 치료제와 보급품을 들고 온 유진벨 재단 일행을 압도할 정도였다고 한다.

인 회장은 “그동안 방문한 북한의 병원과 결핵환자 요양소만 해도 100개가 넘지만 의약품과 진단기계 수술기기 소모품 등 세세한 의료 물품까지 그렇게 많이 외우다시피하면서 우리에게 요청한 사람은 한 원장이 처음이었다”면서 “환자를 위하는 그녀의 놀라운 열정과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 원장은 “남포시에서 모든 결핵을 없애는 일에 내 일생을 던졌다”면서 병원의 모든 집기를 끌어모아 수술실을 만들고 유진벨 재단에 수술기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유진벨 재단은 다행히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이 병원에 수술실 물품 일체를 지원해줄 수 있었다.

인 회장은 “하지만 해가 흐를수록 한 원장의 건강이 안 좋아 보였다. 만날 때마다 안색이 점점 검어지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 원장의 얼굴이 검어지는 이유는 결핵환자 치료에 쓰이는 엑스선 진단법 때문이었다. 북한의 병원에서는 엑스선 필름이 부족해 환자를 직접 엑스선 촬영기 앞에 세운 뒤 의사가 육안으로 1∼2분 동안 환자를 관찰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한 명의 의사가 하루에 60명의 환자를 진단할 때도 있다. 엄청난 양의 방사선에 직접 노출되는 의사들은 방사선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일이 다반사다. 의사였던 한 원장의 남편도 몇 해 전 그 때문에 숨졌다고 한다.

인 회장은 “그녀의 밝은 미소나 열정,약을 보내달라는 ‘명령’은 늘 그대로지만 매년 건강이 나빠지고 있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지난달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한층 건강이 안 좋아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원장은 침상에 누워있다가 유진벨 재단의 방북단을 맞이하기 위해 겨우 일어났다고 한다.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 했다는 것. 그런데도 한 원장은 인 회장과 헤어지는 순간까지 “유진벨 재단에서 지원해주는 만큼 환자를 살릴수 있다”며 약과 수술 물품 지원을 요청했다.

인 회장은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하면서 한 원장과 헤어졌지만 과연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하나님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계획해놓으셨는지 알 도리는 없지만 한 원장 같이 훌륭한 북한의 의료진을 만나면서 왜 우리가 북한에 계속 의료 지원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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