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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북 결핵환자 20만명 새생명 준 "유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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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결핵환자 20만명 새생명 준 ‘유진벨’

10년 동안 400억 의약품, 장비 지원 … 지역사회 의료체계 구축이 과제

성홍열 전염확산 간접 확인 … 북한 주민 경제상태는 전반적으로 호전


[내일신문 2006-11-29]


지난 10년간 북한 결핵환자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벌여온 유진벨 재단(회장 스테판 린튼 • 한국명 인세반)은 “북한주민들의 치료를 전담하는 600여개 인민병원으로 지원을 확대해 전반적인 지역사회 기초보건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앞으로 목표”라고 밝혔다. 유진벨 재단은 28일 서울 서교동 재단 사무실에서 ‘대북 의료지원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년 동안의 대북지원 성과와 함께 11월 4일부터 18일까지 2주간의 북한 방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방문 예정지 일부 ‘성홍열’ 전염으로 통제 = 린튼 회장은 “북한주민들의 옷 입은 모습이나 교통상황, 식량상태 등을 살펴본 결과 경제사정이 전반적으로 호전됐다는 느낌”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어려운 상황을 한번 거쳤기 때문에 만약 내년 봄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살아날 수 있는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급제도에만 의존하다 살아왔던 북 주민들에게 갑작스런 배급중단은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배급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유진벨 재단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 ‘성홍열’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린튼 회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20여개 구역을 방문하려 했지만 3개 구역은 통제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다”며 “안내하는 보건성 관계자가 ‘왜 못 가는지 아시죠’라고 말해 성홍열 때문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 인민병원 소아과에서 열병으로 인해 뇌가 손상된 어린 환자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북한 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은 “지난달 중순 량강도 혜산에서부터 퍼진 성홍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며 혜산시를 격리지대로 선포했지만 강원도와 평북, 함북지역까지 감염자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린튼회장은 “남북한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북한 보건성의 민간단체에 대한 입장은 한결 더 부드러워진 편”이라며 “북한 관계자들이 외교문제와 인도적 차원이 민간교류를 연관시키지 않고 분리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비•약품 지원 → 운송체계 마련 → 교육시스템 구축’ 디딤돌 = 유진벨 재단의 결핵지원사업은 97년 북한 보건성으로부터 북한 내 13개 결핵예방원과 63개 결핵요양소에 대한 의료지원을 공식 요청 받으면서 시작됐다.

현재까지 16개 인민병원 및 전문병원에 18대의 이동 X-레이 검진차를 지원했으며 21만 키트의 결핵약을 비롯해 100여대의 X-레이 진단기계, 460여대의 현미경, 18세트의 수술실 패키지 등을 후원해 왔다.

유진벨의 지원으로 혜택을 본 결핵환자만 20여만명에 이른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대북 결핵퇴치사업의 일환으로 결핵약을 대량지원하게 된 것을 계기로 현재는 북한 보건성과 협의아래 평안도, 평양시, 남포시 등 지역의 30여개 결핵관련 기관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진벨은 지원대상 의료기관을 1년에 한 번 이상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작은 물품이라도 반드시 후원자 이름을 밝히고 사용내역과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하는 등 분배투명성 제고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군 단위 인민병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전문교육실’을 설치해 의료장비의 사용은 물론 환자 치료방법에 대한 재교육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린튼 회장은 “처음 의료지원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환자는커녕 병원 의료진조차 만나기 어려웠다”며 “장비와 약품 지원, 운송체계 마련, 교육시스템 구축 등 지난 10년 동안 디딤돌을 놓아 남북을 가로지르고 있는 넓은 강이 조금은 얕아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유진벨의 궁극적 목표는 수백 개 군 단위 인민병원의 기초보건을 재건해 북한 의료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이는데 있다”며 “긴급 구호성 지원이 아니라 북한 의료기관을 발전시키는 장기적인 개발중심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허신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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