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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 결핵 전문의가 결핵 걸려 … 딸까지 전염”

유진벨 / 639
서울 합정동 사무실에서 16일 만난 스티븐 린튼(사진) 유진벨재단 회장은 여독이 덜 풀린 표정이었다.
대북 결핵퇴치 사업차 평양과 남포·신의주 등 6곳의 결핵 요양소를 방문하는 강행군에서 막 돌아왔기 때문이다.

린튼 회장은 한 어린이 결핵환자를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5월 방북 때 처음 만나 앞으로 치료약을 전달하려고 했던 예림인데 8월에 숨졌다고 하더라”며 “너무 늦게 손길이 닿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포요양소의 한 의사는 진료과정에서 결핵이 옮았고 열두살 딸도 후두결핵으로 목소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결핵 전문의가 딸을 치료하지 못하는 사례에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북한 의료 실태를 엿볼 수 있다.

유진벨재단은 중증 결핵환자 600여 명을 후원한다. 북한 환자의 객담(가래)을 받아와 한국에서 일일이 분석한 뒤 개인별로 맞춤형 처방약을 전달한다. 린튼 회장은 “불치병인줄 알았던 결핵이 나을 수 있다는 입소문에 며칠씩 기다리는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룬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반 결핵은 90~95% 치료되지만 내성이 생기면 완치율이 60%밖에 안 된다. 린튼 회장은 “한국 사회가 결핵 퇴치에 빨리 손댈수록 통일 비용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 결핵 환자 한 명이 연간 10~15명에게 병을 옮긴다고 한다.

린튼 회장은 북한 내부사정을 묻자 신중해졌다. 신의주 수해와 관련해서는 “홍수 직후 그 지역을 방문했지만 피해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옥수수 작황은 지난해보다 좋아 사람 키보다 높이 자랐고 벼이삭도 상태가 괜찮다”고 전했다. 인세반이란 한국 이름을 가진 린튼 회장은 1895년 한국에 온 미 선교사 유진벨의 4대손으로 1995년 설립된 재단을 이끌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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