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언론속 유진벨

[경향신문]“한국인의 마음을 전달하는 심부름꾼일 뿐이었다”

유진벨 / 514
‘민족화해상’ 받은 대북지원 NGO 유진벨 재단 인세반 회장

대북지원 NGO인 유진벨 재단의 인세반(60·미국명 스티븐 린튼) 회장이 대북지원사업을 헌신적으로 펼쳐온 공로로, 경향신문사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공동으로 제정한 ‘민족화해상’을 받았다.

2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만난 인 회장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매년 30억원 안팎의 의료지원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들의 지속적인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저는 후원금을 내는 한국인들의 마음과 정성을 북한 동포들에게 전달하는 심부름꾼일 뿐이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 3년 정도만 하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벌써 13년째 이 같은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사람들이 북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우리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이 일을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 회장은 또 “건강한 통일을 위해서는 죽어가는 북한 사람들을 우선 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곧 남북 구분 없이 한국 사람들이 건강하게 잘살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유진벨 재단은 한국에 파송된 유진벨(배유지) 선교사의 한국선교 100주년을 기념해 1995년 그의 4대손인 인 회장에 의해 설립된 대북지원단체이다. 창립 초기에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콩·옥수수 등 곡물을 제공했으나 97년 북한 당국으로부터 결핵퇴치 공식 지원 요청을 받은 이래 의료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 시절 결핵을 두 번 앓았던 그는 북한 결핵환자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

유진벨 재단은 97년 북한 보건성으로부터 결핵환자에 대한 의료지원을 공식 요청받으며 국내 처음으로 대북 보건의료사업에 나선 이후, 현재 북한 면적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결핵퇴치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 16개 인민·전문병원에 이동 X선 검진차량 20대, 50여개 결핵예방원 등에 21만키트에 달하는 결핵약, 100여대의 X선 진단기계, 460여대의 현미경, 18세트 수술실 패키지 등을 후원했다. 총 금액만 400억원에 이르는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전달했다. 한편 2007년부터는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에 집중해오고 있다.

인 회장은 50년 미국에서 태어난 뒤 4살 때 한국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하던 부모를 따라 전남 순천으로 이민와 한국 학교를 다녔다. 이 덕분에 그는 전라도 사투리를 모국어인 영어 이상으로 유창하게 구사한다.

고등학교는 대전에 있는 외국인 학교를 다녔고, 연세대 철학과를 나왔다. 미국 어스킨대를 거쳐 프린스턴신학대에서 석사, 콜롬비아대 신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콜롬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 한국연구센터 부소장을 지냈다.

70여차례나 북한을 방문하며 북한 사회의 변화를 목격해온 인 회장은 “처음에는 벽 하나만 허물면 바로 북한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남과 북 사이에는 너른 강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지난 10여년은 그 강 위에 징검다리를 하나씩 놓아가는 과정이었다”며 “북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속도는 아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숙 기자

2010112321585552140_221240_0.jpg